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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Design & Life

초저가 초간단 그린하우스 월동준비 아이디어


지난 9년간의 정원일이 연습이었다면, 올해들어 하는 정원일은 실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정원일은 언제나 초보이며, 해도 해도 끝이없고, 그만큼이나 했는데도 새롭고 스스로 깨닫는 일도 많다. 더우기, 나처럼 작은 체구인 여자가 혼자 이끄는 초저가를 목표로 한 가정집 창작 정원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숲 가까이 둔 그늘 꽃 종류 화분을 걷어와 그린하우스에 넣기전 기념촬영. 그동안 한달이상 비가내린 이곳의 가을 모습들; 정원은 비에 침수가 되고, 피크닉 벤치는 젖은 채, 낙엽으로 덮여 있고, 뒷마당의 화사하던 쉐이드(그늘) 정원풍경은 활기를 잃고 앙상해져 가는 모습이다. 2016년 10~11월, 미국, 워싱턴 주. 


나는 그동안 한번도 정원을 위해 월동준비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새로운 호기심으로 또 다른 실험을 해보고자, 나름대로 월동준비에 필요한 그린하우스 개념을 머리속에서 계속 그려내고 있었다. 이유는 예상치 못한 날씨로 인해 중지된 정원일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정원에서 수확한 허브종류. 2016년 11월, 미국, 워싱턴 주. 


작년 겨울에 이사와 올 봄부터 맨땅에 새 정원을 가꾼 이 곳, 숲이 많은 지리적 환경의 특성상 한해동안 내가 정원일을 본격적으로 할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5월부터 9월까지로 단, 5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10월에서 11월까지는 우기에 접어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내리니, 나의 정원일은 예고없이 정지를 먹은 상태였다.  

비내리는 창밖을 매일매일 하염없이 원망스럽게 바라보다가, 수확의 기회도 없이 비바람에 세차게 당하기만 하는 채소종류중 고추, 토마토, 옥수수, 쑥갓, 상추, 새싹과 일교차 심한 날에도 그늘 정원에서 계속 피고 지는 봉숭아 화분, 데크위의 제레니움, 알로에 등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자하는 절절한 욕망이 솟구쳐 바로 뭔가 전략을 짜내고자 했던 것이다. 


초저가 개념 그린하우스 아이디어? 두드리면 열린다.


하지만, 그린하우스라는 걸 평생 한번도 운영해보지 않은 나로선 그저 대형 원예스토어에서 구할만한 전형적인 형태의 것들만 한동안 검색하다가, 하마터면 덜컥 수십만원에 달하는 데크용 그린 하우스에 지를 뻔하는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나의 초저가 소박한 정원 개념에 딱 맞는 뭔가를 찾을때까지 혼자 퍼즐맞추기- 브레인 스토밍끝에, 부피가 큰_ 이불_ 투명_비닐_지퍼_가방= 투명한 이불가방이라는 결론에 드디어 도달하였다.

그런데, 한국서 보던 그런 이불가방을 이불을 사지않고 구할 방법이 있을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아마존을 검색해 보니, 역시나!! 없는게 없는 세상이다.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 그렇게해서 나의 인생 최초로 시도해보는 올해 마지막 정원을 위한 월동준비; 12개의 대형 이불커버백을 사는데 투자한 돈은 3만원 정도.  애초에 내가 검색하던 전형적인 초미니형 그린하우스 40~70만원에 비하면 1/10에 이하에 해당하는 가격에 언제든지 창고에 접어두고 필요하면 꺼내쓰고 하는 장소에 대한 부담이 없어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어디까지나 실험이니만큼, 한파를 견디지 못하는 일년생들을 나의 초저가 그린하우스에서 생존케 한 다음, 내년 봄에 다시 있던 자리로 옮겨 심겠다는 것이 작은 목표이다. 물론, 겨울동안 지속적인 수확이 가능할 알로에와 상추, 쑥갓등은 보너스이지만.


Yujin_How to Gardening

초저가 초간단 그린하우스 월동준비 아이디어


준비물:  이불보관 비닐백( 시중에 나온 것중 가장 큰 사이즈) 12개, 정원 동파 방지 보온용 페브릭소재= 필요한 만큼( 보통 한팩당 약 3 미터* 4미터 크기). 총 가격 = 약 3만원. 나는 겨울동안 데크위의 모든 것을 깔끔하게 관리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화분을 넣기전에 화분받침용으로 쓸 플리스틱통이나 화분용 물받침을 준비했다. 


이동이 가능한 미니 그린하우스 만들기

나는 시험적으로 이불 커버를 4개만 사서, 데크에 놓여진 화분들을 한쪽 코너를 정해 우선적으로 보온하였는데 완성하고 보니, 확신이 들어 9개를 더 주문하였다. 투명한 이불가방에는 지퍼가 달려있다. 항상 바깥 기온을 살펴 지퍼를 열고 닫고하면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한다. 알로에, 새싹, 토마토, 제라니움등이 초미니 그린하우스안에 들어있다.


장미와 제라니움 미니 그린하우스.


추가/ 

올해 마지막인 정원을 둘러보고, 겨울을 이겨내지 못할 철지난 것들도 화분에 담아 보온하기

옥수수 열매가 다 익기도 전에 찬 비바람에 시달려 성장이 중지된 한국토종 블루콘이 너무 아쉬워 몇 포기 시험삼아 겨울을 이기는지 보려고 화분에 옮겨심었다. 성장이 중지된 고추도 화분에 옮겨 놓고, 상추화분, 뒷마당의 큰 나무아래 걸어두었던 헹어바스켓도 일부 걷어와 추가로 주문한 그린하우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대마다 열매가 달렸지만, 더 익기엔 볕이나 온도가 턱없이 모자란 환경이다.


미니 그린하우스가 12개로 늘어나 데크 한가운데 두기엔 그늘이 지고 미관상 방해가 되어, 이번에는 데크의 가장자리에 볕을 받을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옥수수는 키가 커서, 집에 있던 다른 비닐커버를 이용하여 보온중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 항아리들도 임시 초미니 그린하우스의 설치로 가능하면 보기좋게 재배치하였다.


이 초저가 그린비닐하우스의 아이디어에 대해 과연? 하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리자면 작년  겨울 12월에 이곳에 이사짐을 풀때 지난 정원서 가져온 화분들을 미쳐 손을 쓰지 못하고 어동설한에 두어야 했는데, 당시 내가 이사짐으로서 화분을 옮기던 아이디어는 대형 검은 쓰레기봉투 두겹에 화분을 넣어 옮겼던 것. 이사시 흙이 여기저기 흩어지지 않고 식물도 보호하자는 의도였지만, 검은 비닐안에 있던 딸기, 허브, 과일나무등, 화분들이 폭설과 얼음, 한파의 계절을 이기고 다 살아준 기적을 확인하였기에 이번 실험은 사실,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따라서 미관을 무시한다면 이불커버가 아닌 쓰레기 봉투안에서도 많은 식물의 겨울나기가 가능하리라 믿는다.  문제는 내가 다시 그방법으로 다시 해보려고 보니 대형 검정 쓰레기 봉투값이나 이불커버 값이나 같더라는 ...ㅎㅎ 그렇담 당신은 어떤걸로 하시겠수?



그린하우스를 마무리하고나서 그늘 정원에 있는 행어 바스켓을 보온용 천으로 감싸주고, 항아리는 물이 고이지 않도록 옆으로 뉘어두었다.


PS. 이렇게 하여 소박한 정원의 겨울나기 기본 1차 준비는 끝났고요, 비가 그치면 뒷마당 구석에 모아 둔 낙엽들을 쓸어와 장미와 과일 나무위를 덮어주는 일을 하려고 2차 준비중입니다. 


페이스북 링크로 올린 글의 멘트:

"내 정원은 데크위에서 겨울나기 연습중...올해는 예상치 못한 날씨로 인해 중지된 정원일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때문에 새로운 호기심으로 또 다른 실험중!! 아마도 세계최초? 데크위에 초저가 그린하우스 ㅎㅎㅎ 가정집에서 뭐 이 정도면 됐죠?"


첫눈 온 뒤의 겨울 정원 돌아보기(2016년 12월 초 업데이트):


그린하우스 실험 업데이트(2016년 12월 8일 현재):

첫눈 내린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마이너스 기온이 되자, 이불 케이스 미니 그린하우스안에 있던 제라늄잎과 봉숭아등 한해살이 식물의 잎이 얼었다. 캠파이어 옆에둔 바켓의 물이 살얼음이 어는 정도의 날씨(섭씨 0도 이상)는 괜찮았으나, 이 물이 속까지 꽝꽝어는 정도(섭씨 마이너스)에선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비상책으로 4 부분으로 분산한 그린하우스를 두 군데로 모았다. 그런다음, 뒤늦은 감이 있으나 그래도 부랴부랴 1차 보온으로 커다란 비닐 봉지로 안을 덮고 지퍼를 닿고, 그 위로 2차 보온용 얇은 담요나 더 두꺼운 바닥깔개용(Rug)으로 덮어 두었다. 내부 보온용 하얀 비닐(미국쓰레기봉투)을 처음부터 안에 덮었더라면 잎이 얼지않았을 것. 비닐 한끝차이로 얼어서 아쉽다. 첫 실험이니까...감수하고 다음에 참고해야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아이폰에 있는 날씨 앱으로 현지 기온을 살펴야겠다. 화씨 40 F (섭씨 5 C)이상에서만 담요를 걷어 환기하는 걸로!!